우리는 정의를 배웠다고 생각한다. 시험문제로, 교과서의 굵은 글씨로, 위인의 명언으로. 정의는 늘 그럴듯한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각자에게 각자의 몫을”, “의무를 따르는 행위”. 그러나 막상 월급날이 되면, 우리는 다른 질문 앞에 선다. 왜 나는 이만큼밖에 받지 못하는가. 왜 저 사람은 저만큼을 받는가. 그 순간 정의는 철학자의 언어가 아니라, 통장 잔고의 숫자가 된다.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면 또 다른 정의가 기다린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층간소음을 떠올리고, 주차선 위에 비스듬히 서 있는 차를 보며, 우리는 속으로 판결을 내린다. “저건 잘못이다.” “저건 너무한 거 아닌가.” 하지만 곧이어 이런 속삭임도 따라온다. “이번 한 번쯤이야.” “나도 힘들었으니까.” 정의는 그렇게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하루에도 몇 번씩 뒤집히는 마음의 저울이다. 이 책은 강의실의 사고실험이 아니라, 편의점 계산대와 단톡방, 배달 앱 화면, 회사 회의실에서 벌어지는 현실의 충돌을 다룬다. 정의는 멀리 있지 않다. 성과급 봉투를 열어보는 순간, 노키즈존 안내문을 읽는 순간, 리셀가를 확인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철학자가 된다. 다만 그 사실을 자각하지 못할 뿐이다.
프롤로그
제1장 보상: 일한 만큼 받는다는 착각
[사례1] 성과급 배분: 밤샘한 신입 vs 1시간 일한 베테랑
[사례2] 재택근무자의 임금: 장소의 자유인가, 비용전가인가
[사례3]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사랑의 헌신인가, 그림자노동인가
[사례4] 최저임금 역설: 생존권 마지노선인가, 계약자유침해인가
[사례5] 플랫폼노동자 건당보상: 효율극대화인가 위험외주화인가
[사례6] 연공서열 vs 직무급제: 쌓인 세월에 대한 예우인가, 현재 가치의 무시인가
[사례7] 전문직 고소득: 노력의 결실인가, 면허를 통한 독점인가
[사례8] 위험수당의 정의: 목숨값은 차등화될 수 있는가
[사례9] 명예퇴직금: 위로의 선물인가, 노동의 마지막 착취인가
[사례10] 상속세: 부모의 사랑인가, 불평등의 세습인가
제2장 매너: 무례함은 죄인가, 권리인가
[사례1] 노키즈존: 영업 자유인가, 아동에 대한 명백한 차별인가
[사례2] 지하철 임산부배려석: 도덕적 권고인가 강제 의무인가
[사례3] 반려동물 동반에티켓: 가족 주장과 위협 공포
[사례4] 식당내 외부음식 반입: 손님의 권리인가, 영업방해인가
[사례5] 극장내 '관객 크리티컬': 개인의 감상자유와 타인 몰입권
[사례6] 층간흡연: 내 집에서의 자유와 이웃의 건강권
[사례7] 줄서기 대행알바: 돈으로 시간을 사는 행위는 정당한가
[사례8] 온라인커뮤니티 '핑거 프린세스': 정보공유의 예의
[사례9] 장례식장·결혼식장 복장: TPO는 꼰대문화인가
[사례10] 스마트폰 '스피커폰' 통화와 영상시청: 공공장소의 청각적 정의
제3장 소유: 내 돈 내 맘대로의 한계
[사례1] 한정판 리셀(Resell): 정보력승리인가 불로소득 약탈인가
[사례2] 암표거래: 예술을 사랑할 기회의 박탈
[사례3] 공공재의 사유화: 벤치를 점령한 노숙자와 카페 카공족
[사례4] 유산상속과 기회의 평등: 출발선은 같아야 하는가
[사례5] 기부의 의무: 부자의 선행은 필수인가 선택인가
[사례6] 알박기와 사유재산권: 공익을 가로막는 권리
[사례7] 데이터 소유권: 나의 행동 정보는 누구의 것인가
[사례8] 지식재산권과 저작권: 창작의 보호인가 지식독점인가
[사례9] 동물의 소유: 생명은 물건이 될 수 있는가
[사례10] 환경파괴와 소유권: 내 땅에서 나무베는 것이 죄인가
제4장 관계: 손절과 의리 사이의 계산기
[사례1] 결혼식 축의금 액수: 친분인가, 식대보전인가
[사례2] 조별과제 무임승차: 무능력은 면죄부 or 공유지 비극
[사례3] 인간관계 '손절'타이밍: 인내의 미덕 or 자기보호 정의
[사례4] 데이트비용 분담: 젠더갈등인가, 경제적 평등권인가
[사례5] 부모의 부양 의무: 효도는 계약인가, 무조건적 채무인가
[사례6] 친구 사이의 금전거래: 신뢰의 증표인가, 관계파멸인가
[사례7] 명절스트레스와 가사분담: 관습적 정의와 현대적 공정
[사례8] 연인간 ‘환승연애’: 자유로운 이별인가, 도덕적 배신인가
[사례9] 온라인 '단톡방' 감옥과 방관자들: 침묵은 동조인가
[사례10] 반려동물 버리는 주인: 소유 끝은 책임인가 폐기인가
제5장 공간: 침범당한 나의 영토
[사례1] 층간소음 고통: 내 집 자유인가 타인의 안식권침해인가
[사례2] 벽간흡연과 '굴뚝효과': 내 집 베란다는 공공장소인가
[사례3] 주차장 '무개념 매너'와 알박기: 선을 넘는 소유의 욕망
[사례4] 젠트리피케이션과 내쫓기는 원주민: 시장논리는 만능?
[사례5] 쓰레기매립지와 '님비(NIMBY)': 공익 위한 소수의 희생
[사례6] '카공족'과 카페점유권: 음료 한잔 사용시간은 얼마인가
[사례7] 길고양이 급식소(캣맘) 논쟁: 생명권인가 평온권인가
[사례8] 길거리흡연과 '스모킹 존': 보행자의 폐를 지킬 의무
[사례9] 등산로 '알박기'사유지 통행권: 산주인 길 막아도 되나
[사례10] 아파트단지 '외부인출입금지': 고립된 성채와 차별의 선
제6장 기회: 사다리를 걷어차는 사람들
[사례1] 공기업 지역인재할당제: 역차별인가, 균형발전 정의인가
[사례2] 입시부정과 '부모찬스': 세습되는 스펙은 범죄인가
[사례3]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 '무혈입성' or 고용안정우선
[사례4] 내부자 정보이용과 주식투자: 정보력은 개인능력인가
[사례5] 채용가산점 제도: 보훈과 양성평등 사이의 줄타기
[사례6] 학벌위주 채용문화: 과거의 영광은 유효기간이 없는가
[사례7] 자사고·특목고 존치논란: 교육선택권 or 교육서열화인가
[사례8] 인맥을 통한 취업 추천: '네트워크'인가 '뒷문입성'인가
[사례9] 연령 제한과 경력 단절: 나이는 능력의 유통기한인가
[사례10] 낙하산 인사와 보은공천: 권력전리품 or 공공봉사
제7장 응징: 법보다 가까운 주먹, 사적 제재
[사례1] 디지털교도소와 성범죄자신상공개: 알권리 or 인격살인
[사례2] 유튜버 '참교육' 콘텐츠: 정의구현인가 조회수 장사인가
[사례3] 배드 파더스: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한 사회적 압박
[사례4] 온라인마녀사냥과 집단괴롭힘: 군중의 분노는 공정한가
[사례5] 불매운동: 소비자의 권리인가 집단적 횡포인가
[사례6] 학폭가해자의 '사회적 매장: 과거의 죄 영원히 유효한가
[사례7] 보복운전과 '도로위 정의': 가해자 왜 응징자 자처하는가
[사례8] 성범죄자 '거세' 논쟁: 신체의 자유와 사회의 안전
[사례9]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역갑질': 약자의 반격은 무죄인가
[사례10] 사형제도 존폐: '눈에는 눈'인가 '죽이지 말라'인가
제8장 기술: 알고리즘이 결정하는 정의
[사례1] 배달앱 랭킹과 ‘깃발꽂기’: 자본력은 정보의 우선순위?
[사례2] AI면접과 알고리즘채용: 데이터는 인간을 공정평가하나
[사례3] 자율주행차의 딜레마: 사고 순간 누구를 살릴 것인가
[사례4] 맞춤형광고와 확증편향: 정보의 다양성은 권리인가
[사례5] 데이터프라이버시와 잊혀질 권리: 과거기록은 영원한 낙인인가
[사례6] 딥페이크와 진실붕괴: 가짜를 창조할 자유는 존재하나
[사례7] 긱경제와 알고리즘 관리자: 기계는 공정한 상사인가
[사례8] 안면인식 기술과 감시사회: 치안인가 사생활침해인가
[사례9] 생성형AI와 저작권분쟁: 학습은 창작인가 도둑질인가
[사례10] 디지털격차와 정보불평등: 키오스크는 노인을 소외시켜도 되나
제9장 환경: 미래세대에게 빌려온 정의
[사례1] 일회용품규제와 개인자유: 불편함은 도덕적 의무인가
[사례2] 탄소세와 에너지가격 인상: 기후정의 or 서민경제파탄
[사례3] 쓰레기매립지 선정과 지역이기주의: 공익무게는 평등한가
[사례4] 젠트리피케이션과 공간생태학: 동네주인은 누구인가
[사례5] 채식주의와 육식 윤리: 인간식탁은 생명권보다 우위인가
[사례6] 원자력발전과 위험의 세대이전: 지금 전기는 안전한가
[사례7] 미세먼지와 국가간 책임: 공기는 국경을 아는가
[사례8] 물 사유화와 보편적 권리: 생명수 파는 것은 정당한가
[사례9] 패스트 패션과 의류폐기물: 유행의 끝은 쓰레기산인가
[사례10] 기후난민과 국제연대: 가라앉는 섬은 누구의 책임인가
제10장 생존: 극한상황에서의 도덕
[사례1] 구급차 앞을 막은 차: 개인의 바쁨 or 타인의 생명권
[사례2] 재난시 생필품가격폭등: 시장수요공급 or 파렴치 폭리
[사례3] 장기기증 우선순위: 대기순번인가 살 가능성인가
[사례4] '착한 사마리아인 법': 방관은 자유인가 범죄인가
[사례5] 극한의 기아상황에서의 식인: 생존본능은 면죄부인가
[사례6] 구명보트 정원: 누구를 태우고 누구를 버릴 것인가
[사례7] 자살조력과 자기결정권: 나의 죽음을 내가 결정할 권리
[사례8] 전쟁터 오인사격과 부수적 피해: 정의로운 전쟁은 있나
[사례9] 노숙인 생존권과 공공장소 질서: 추위는 권리가 되는가
[사례10] 팬데믹시기의 백신독점: 자국민우선인가 인류공영인가
에필로그
정완(鄭浣)은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로스쿨에서의 법학강의와 더불어,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의 ‘디지털사회의 문화’ 강좌를 통하여 철학과 종교, 문화론 등을 강의하면서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추구해 왔다. 저서로 많은 법서를 출간한 외에 인문서로 ‘디지털사회의 문화’, ‘사이버엔트로피’, 시집 ‘디지털시선’, ‘디지털시선II’, ‘철학시선I’ 수필집 ‘행복의 길목’, 소설 ‘신시, 배달의 빛’, 교양서 ‘문명의 전환’, ‘정보의 덫’, ‘데이터권력’, ‘독재자평전’ 등을 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