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것은 싸움터에 나가 다른 사람들과 치열히 싸우는 일이나 별반 다름이 없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달한 무한경쟁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어찌 보면 인류의 역사는 전쟁사다. 장자는 국가 간의 전쟁을 달팽이 뿔 위에서의 전쟁에 비유했다. 국가 간의 전쟁도 우주처럼 넓은 시각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또 달마대사는 “마음이 넓기로는 우주에 가득하고 좁기로는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다.”고 했다. 인간의 근본은 마음에 있다는 의미이다. 이를 두고 불가(佛家)에서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다. 모든 것을 마음이 창조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세상만사도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
이 책에는 이런 글들이 담겨 있어 읽으면 마음이 광대한 세계를 날아다닐 것이다. 좁은 소견으로 시시콜콜 따지기 좋아하던 마음도 어느새 끝없이 넓은 하늘을 닮아 갈 것이다. 그러면 세상살이가 덜 팍팍해지리라. 이 책은 이렇게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서로서의 역할도 갖고 있다.
교직에서 오랫동안 봉직하다 퇴임한 뒤 내 자신의 삶을 되새겨보고, 나아가 인간 본연의 모습을 탐구하여 궁극적인 경지에 이른 성인(聖人)들의 말씀을 사유하면서 간간이 기록한 글들을 이번에 한데 모았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필자는 문학을 벗삼아 즐겼다. 문학은 삶의 단면을 실감나고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기 때문에 시나 수필 같은 문학 서적을 읽으면 푹 빠져들곤 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늘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에 관심이 있었다. 말하자면 문학의 차원을 넘어서는 세계가 몹시 궁금했다. 그 세계는 문학의 한계를 벗어난 영역이다. 각 종교에서 다루는 신의 세계요 부처의 세계이다.
이 책의 제1부에는 독자가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싣고, 제2부에는 비교적 심도 있게 읽어야 할 내용들을 담았다. 취향에 따라 골라 읽을 수 있도록 나누어 놓았다.
들어가며 1
제1부 6
우리는 모두 나그네 7
남고산성(南固山城) 12
재미교포 E의 뿌리의식 18
경칩 25
고맙다 치아여 26
피서지에서 31
궁금증 36
안개사진 40
길에서 만난 노인 47
가장 가치 있는 누룽지 52
대웅전의 유래 57
대추나무등긁이 62
말의 관습과 모호성의 예화 66
무안해하지 마오 71
화산(華山)마을 웃골 74
호사다마 80
한자(漢字) 천 자의 힘 86
폐결핵 90
칠십대의 문턱에 서서 96
벚꽃 필 때면 101
긴 여운 104
첫 휴가의 뒷맛 106
나는 천연기념물이다 110
봄기운은 흐른다 114
지리산 고지대에서 만난 사람 118
인정과 질병 사이에서 122
의외 128
우물 133
소리의 파괴력 137
소월 시에 얽힌 추억 140
월사금 145
쌀 한 줌 151
쌀밥 한 사발 153
억울한 오해 155
연병장 백 바퀴 158
견공(犬公)의 산행 안내 161
피서지 가는 길에 생긴 일 165
제2부 168
정토와 예토를 연결하니 169
진정 아름다운 사람 176
한 물건을 찾아라 182
마음은 얼마나 넓은 것인가 186
도는 어디에 있는가 196
솔직한 고백 203
곤이 붕이 되니 209
근심은 왜 존재하는가 217
누굴 위해 그리 바쁜 것인가 224
늙음에 대하여 228
인생은 한바탕 꿈인가 234
욕심의 끝은 어디쯤일까 238
명품인간 242
인생의 방향을 틀다 246
죽으면 어디로 가고 싶은가 258
산이 그리는 수묵화 262
동서의 죽음을 바라보며 264
인생은 연극이요 꿈인가 271
백년 인생 천년 시름 276
전북 출생으로 남성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영어영문과를 졸업하고 전주의 상산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를 역임했다. 젊은 시절부터 인간을 포함한 만물에 대한 근원적인 이치에 관심이 깊어 여러 경전을 섭렵하면서 스승을 찾던 중 중년 초반에 스승을 만나 지금까지 명상 수행을 해오고 있다.
번역서로 『수능엄경』의 핵심 부분인 『이근원통』과 『오음의 마』를 역대 최고의 주석과 함께 한글로 옮긴 책이 각 한 권씩 있다. 또 불경 중 최고의 경전인 화엄경 가운데서 구도 여행기라 할 수 있는 『화엄경 입법계품』을 현대인이 읽기 쉽도록 우리말로 옮겨 세 권으로 출간했다. 그리고 중국 당나라 때의 위대한 시승(詩僧) 한산의 시를 가장 정통한 주석과 함께 한글로 옮기고 감상문을 곁들인 『한산자시집 상, 중, 하』가 있다. 시집으로는 『빛으로 된 새』가 있고, 사진집으로는 『빛으로 그린 수묵화 상, 중, 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