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된 시대를 살아갑니다.
감정은 화학 반응으로, 선택은 뇌의 작동으로, 기억은 데이터로 치환됩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었지만,
정작 내가 누구인지,
왜 어떤 순간에 울컥하는지,
왜 어떤 감정은 끝내 말이 되지 않는지를 묻는 일 앞에서는
여전히 조용해집니다.
이 책은 그 조용한 침묵에서 시작됐습니다.
나는 해답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설명되지 않는 것들 앞에서 오래 머물렀고,
그 안에서 조심스럽게 질문을 꺼내보려 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나는 정말 누구인가’라는 조금 더 느리고,
깊은 고백으로 이어졌고,
그 중심엔 언제나 하나의 주제가 있었습니다.
말로는 다 닿을 수 없는 감정들,
논리로는 환원되지 않는 순간들,
설명되지 않는 존재의 실감.
나는 그런 것들 앞에서 멈춰 서기로 했습니다.
설명되지 않아도, 여전히 내 안에서 살아 숨 쉬는 감각들.
그것들이야말로 어쩌면 나라는 존재를 가장 분명히 드러내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는 설명할 수 없는 존재의 경계에서,
‘나’라는 질문을 걷기로 했습니다.
이 책은 그 길 위에서 남긴 작은 흔적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을 던지는 동안,
나는 살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지금 이 질문 앞에 서 있다면,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01장. 나는 설명될 수 있는 존재인가?
02장. 감정은 반응인가, 존재의 증거인가?
03장. 아름다움은 수학으로 측정될 수 있는가?
04장. 설명되지 않는 실존의 힘
05장. 사랑이라는 착각, 혹은 진실
06장. 감각으로 다가온 진실
✦ 고독: 설명되지 않는 고요의 거울
07장. 기억은 나인가 - 정체성과 서사의 문제
08장. 자유는 환상인가 - 선택과 결정의 구조
09장. 나는 존재하는가 - 인간과 알고리즘의 경계
10장. 존재와 죽음 - 나를 구성하는 질문들
11장. 신은 존재하는가 - 끝이자 시작인 질문
에필로그: 나는 해답이 아니라 질문으로 존재한다
Eon M.(이언 엠)은 《나는 누구의 나인가》에 이어,
이 책 《나는 정말 누구인가》를 통해
‘설명되지 않는 것들의 존재’를 사유의 중심으로 삼아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집니다.
이름을 알리기보다는 사유를 공유하고자 글을 씁니다.
세상이라는 깊은 물속에서
스스로를 수없이 건져내며 살아온 그는,
그 경험들을 단어로 묶어
조심스레 독자에게 내놓고자 합니다.
정답보다는 물음에 집중하며,
이 글이 누군가의 내면에
작은 울림 하나로 닿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