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머리를 빗어 내리는 일몰의 메두사
차별적 혐오와 이기적 욕망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알려거든 메두사를 보라
파르테논신전 전 사제 메두사는 강간 피해자인 자신을 벌한 아테네 여신에게 항의하려 도시 아테네를 망친다. 다음날 목이 잘린다는 예언을 들은 그가 밤새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
내 눈을 보면 아가들이 돌이 되잖아. 우린 한 세상에 살 수가 없어
애들을 살릴 방법은 하나, 미래를 몰라도 오늘 할 일은 그거야. 난 죽어야 돼
1장: 아테네의 운명을 바꿀 아이
불사의 집안에 태어난 필멸자 메두사. 죽음의 공포와 가족의 멸시에서 벗어나 존경 받고 싶어 아테네 여신의 사제가 되고 포세이돈에게 겁탈당한다. 피해자인 자신을 벌하고 파문한 여신에게 고통을 주려 신이 사랑하는 도시 아테네를 망치려 한다.
2장: 네 벌은 스스로 완성하리라
메두사는 페리클레스를 무너뜨리고 포세이돈을 도시 수호신으로 세우려는 매국 세력 바로스와 손잡는다. 집권세력 및 신전에 대한 가짜 소문과 혐오공격으로 시민들을 갈라치는 데 일조한 그는 혐오를 이용할수록 흉해지는 얼굴을 베일로 덮고 권력으로 돌진한다.
3장: 파문자, 부역자, 배신자
민주주의를 전복해 가며 집권에 다가선 바로스는 메두사에게 대중 연설을 요청한다. 청중의 찬반이 뒤섞이는 혼란 속에 베일이 벗겨지며 사람들이 돌로 변한다. 페리클레스의 급사로 민회를 장악한 바로스에 의해 아테네 쇠망이 시작된다.
4장: 밤이 지나면, 타나토스의 연인
죽기 전날, 회피해 온 자신과의 대면이 이루어진다. 자기가 죽어야 뱃속 아이들이 산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메두사. 두려웠던 죽음 앞에서 일생 꿈꾼 기쁨과 안도감으로 충만하다.
데카르트에게 강아지가 있었다면
아저씨 생각은 오래 살아남을 거예요. 위대한 철학자 핑계를 대야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으니까요. 아저씨에게도 우리에게도 큰 불행이에요
'데카르트가 동물을 키웠다면 동물이 영혼 없는 기계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무색하게도 그에게는 무슈 그라라는 반려견이 있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옆 집 소녀 프란테이아는 동물에 대한 데카르트의 의견에 반대하며 그의 생각을 바꾸려 한다.
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는 걸 좀 더 일찍 말했어야 했어.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걸
1장: 이웃사촌 데카르트 선생
철학자 데카르트의 '동물은 영혼 없는 기계'라는 의견에 분개한 옆집 소녀 프란테이아.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아빠가 동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충격 받은 데카르트의 강아지 무슈 그라가 프란테이아에게 '내가 사랑하는 걸 아빠가 알게 도와 달라'고 부탁한다.
2장: 영혼이 없는 기계
친구가 된 철학자와 소녀. 동물에 대한 데카르트의 생각도 바뀔 것이라고 기뻐하던 소녀는 동물을 산 채로 해부하는 데카르트를 보고 크게 실망한다. 무슈 그라의 간절한 청으로 프란테이아는 데카르트와 화해한다.
3장: 무슈 그라의 소원
나이 들고 병든 무슈 그라. 천사의 도움으로 아빠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알리고 무지개 다리를 건너 천국으로 간다.
4장: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
스웨덴 여왕의 교사가 되어 스톡홀름에 살게 된 데카르트. 프란테이아에게 '동물의 고통에 대해 일찍 말했어야 한다'고 고백한다. 세상을 떠난 데카르트의 영혼을 무슈 그라와 어릴 때 죽은 딸 프란신이 마중 나온다.
고운 머리를 빗어 내리는 일몰의 메두사
1장: 아테네의 운명을 바꿀 아이
2장: 네 벌은 스스로 완성하리라
3장: 파문자, 부역자, 배신자
4장: 밤이 지나면, 타나토스의 연인
데카르트에게 강아지가 있었다면
1장: 이웃사촌 데카르트 선생
2장: 영혼이 없는 기계
3장: 무슈 그라의 소원
4장: 사랑하는 나의 아이들
<아기 목마 트로이(씨드북, 2016)>, <방주 소사이어티(책과콩나무, 2017)>, <새집의 첫 번째 거미(씨드북, 2019)>, <칸트 전차(2022)>, <보빈 레이스공주와 공단마귀(2023)>, <크리스마스로즈(2023)>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