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W. 토저의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는 아마도 ‘균형’이라는 단어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맹목적인 믿음과 건강한 불신앙 사이, 뜨거운 열정과 냉철한 지성 사이, 그리고 세상의 덧없는 가치와 영원한 진리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잡을 것을 역설한다. 그의 시선은 인간의 복잡한 내면을 향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끊임없는 갈등과 고뇌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욕망에 대한 그의 통찰이었다. 그는 욕망을 단순히 억압하거나 부정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동력이자 영적 성장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중요한 것은 그 욕망을 어떻게 ‘성화’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그는 덧없는 세속적 욕망에서 벗어나 하나님과 거룩함을 향한 갈망을 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영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마치 거친 쇠붙이를 담금질하여 날카로운 칼날로 만드는 대장장이의 손길처럼, 우리의 욕망 또한 끊임없는 연단을 통해 순수하고 고귀한 것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깊은 울림을 주었다.
또한, 그는 맹목적인 믿음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건강한 불신앙’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모든 것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는 오히려 진실을 가리는 휘장이 될 수 있으며, 때로는 우리를 미혹과 오류에 빠뜨릴 수 있다. 그는 진정한 믿음은 맹목적인 수용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확고한 토대 위에 세워진 신뢰이며, 동시에 세상의 온갖 거짓과 유혹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로운 분별력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마치 밤하늘의 별자리를 쫓아가기 위해 나침반과 지도를 동시에 확인하는 항해사처럼 믿음과 이성을 조화롭게 사용하여 영적인 여정을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고난에 대한 그의 깊이 있는 묵상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고난을 단순히 피해야 할 불행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우리를 더욱 성숙하게 하고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하는 귀한 도구로 이해한다. 망치와 줄과 용광로의 비유는 고난의 본질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때로는 아픔과 고통을 동반하지만, 결국에는 우리를 더욱 강하고 순수한 존재로 빚어가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마치 거친 돌덩이가 조각가의 정교한 손길을 거쳐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 또한 고난이라는 연단을 통해 더욱 빛나는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옮긴이의 말
Chapter 01 존재인가 행위인가
Chapter 02 의인의 뿌리
Chapter 03 우리는 하나님께 시간을 드려야 한다
Chapter 04 하나님은 함께 살기 쉬운 분이시다
Chapter 05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사람의 말을 들으라
Chapter 06 우리는 합당하게 들어야 한다
Chapter 07 이용하기 좋은 그리스도?
Chapter 08 권고를 받아들임에 대하여
Chapter 09 위대한 엔터테인먼트 신
Chapter 10 성경 교육인가 성령 교육인가
Chapter 11 주님을 두려워함
Chapter 12 개혁 없는 거듭남은 없다
Chapter 13 믿음은 불안한 것이다
Chapter 14 참된 믿음은 헌신을 가져온다
Chapter 15 커다란 불균형
Chapter 16 우리의 원수, 자기 만족
Chapter 17 그리스도는 본보기이시다
Chapter 18 십자가는 급진적이다
Chapter 19 살려면 죽어야 한다
Chapter 20 그리스도는 우리 심령을 위해 죽으셨다
Chapter 21 우리는 그리스도의 승리 안에 서 있다
Chapter 22 신비에게 자리를 내어주라
Chapter 23 삶 전체로 드리는 기도
Chapter 24 주 되심 없는 구원자 되심은 없다
Chapter 25 감미로운 류트, 감미롭게 연주되다
Chapter 26 동기의 절대적인 중요성
Chapter 27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임재
Chapter 28 세상에서 가장 비극적인 낭비
Chapter 29 광야의 굶주림
Chapter 30 우리의 모습이 우리의 열매다
Chapter 31 명확한 시각이 필요하다
Chapter 32 좁은 집
Chapter 33 우리 욕망의 성화
Chapter 34 불신앙을 찬양하며
Chapter 35 도덕적 치유로서의 감사
Chapter 36 그 메마른 시기를 이해하며
Chapter 37 방해물에 대하여
Chapter 38 고난의 용도
Chapter 39 용광로를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라
Chapter 40 패배의 가면을 쓴 승리
Chapter 41 노래 너머의 그 무엇
Chapter 42 사랑의 세 단계
Chapter 43 차가운 머리가 필요하다
Chapter 44 우리는 기다릴 여유가 있다
Chapter 45 처음이자 마지막이신 하나님
토저의 <존재인가 행위인가>를 번역하는 과정은 마치 여행을 하는 순례자와 같은 느낌을 주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의 낯섦은 이제 깊은 사색과 묵상의 흔적으로 남았고, 마음 한 켠에 조용히 자리 잡았다. 다소 낯선 제목들 아래 펼쳐진 이 일련의 글들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지성인의 날카로운 통찰과 따뜻한 격려가 오롯이 담겨 있었다.
나는 토저의 사유 흔적을 따라가며 때로는 고개를 끄덕였고, 때로는 충격 받고 전율하며 깊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이 책은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 욕망과 믿음, 고난과 감사라는 보편적인 것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나는 토저의 문장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곱씹으며, 때로는 그의 시대적 배경과 이 시대에 필요한 요구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나는 이 책에서 저자의 깊은 통찰력과 더불어 그의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독자들을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마치 오랜 친구에게 조용히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듯, 겸손하고 진솔한 어조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의 문장 곳곳에는 삶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이해가 배어 있으며, 이는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물론, 그의 글에는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과 촌철살인의 지혜가 담겨 있기도 하다. 그는 당시 사회의 세속적인 가치관과 교회의 안일한 신앙 태도를 예리하게 지적하며, 독자들에게 진정한 영적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촉구한다. 그의 이러한 비판은 결코 냉소적이거나 공격적이지 않다. 오히려 진심으로 독자들이 더욱 깊고 풍요로운 영적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심 어린 충고인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그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신 하나님’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 존재의 유한함과 하나님의 영원하심을 말한다. 인간은 자신의 탄생과 죽음에 대해 아무런 결정권이 없는 존재이며, 결국에는 하나님의 손안에 있음을 깨달을 때, 비로소 진정한 겸손과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마치 광활한 우주 속에서 잠시 빛을 발하는 작은 별처럼, 우리의 삶은 유한하지만, 그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은 영원하다는 사실을 기억할 때, 우리는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과 소망을 잃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은 책 속에 담긴 깊은 사유와 영적 통찰은 시대를 초월하여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진정한 믿음과 사랑, 그리고 감사의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미지막으로, 많은 책을 쓰고 번역하여 지면으로 독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후원하는 모든 이에게 사랑과 감사를 드린다. 그들의 섬김이 얼굴과 이름을 모르는 독자들에게 한줄기 빛을 비추는 역할을 하고 있음에 매우 기쁘다.
존귀와 영광과 찬양을 성삼위일체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지은이 A. W. 토저(Aiden Wilson Tozer, 1897-1963)
토저는 미국의 저명한 기독교 작가이자 목사로, 20세기 중반 기독교 문학에 깊은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1897년 펜실베이니아주 뉴캐슬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한 가정환경과 정규 교육의 부족을 겪었으나, 독학으로 신학을 공부하며 영적 통찰을 키웠다. 1919년 기독교 선교 연합(Christian and Missionary Alliance)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고, 1928년부터 1959년까지 시카고 사우스사이드 연합교회에서 목회했다. 평생 40권 이상의 책을 저술했으며, 그의 글은 깊은 영성과 하나님 중심의 삶을 강조하며, 현대 기독교인들에게 영적 각성을 촉구한다. 미국에서는 ‘20세기 영성의 예언자’로 불리며, 한국어 번역서들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열망을 일깨우는 목회자’로 소개된다. 오늘날에도 그의 작품은 전 세계 독자들에게 영감과 도전을 주고 있다.
옮긴이 임은묵
IGSL에서 M.A. in Transformational Leadership, 국신대에서 M.Div., PCU에서 Ph.D. in Religious Studies를 공부했다. 저서로는 『전가 기도법』(예찬사), 『성령과 제7의 감각』, 『크리스천의 형통 원리』(이상 북팟) 외 10여 권의 한서와 영서가 있으며, 『그리스도인에 대한 황금률』, 『그리스도교에 대한 황금률』 (이상 A. W. 토저)와 『제자의 기도, 예수님의 화답』(토마스 아 켐피스)를 비롯하여 90여 권의 한역서와 영역서가 있으며, 유대인신약성경을 번역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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